[인터뷰]스마트시티 인간-자연-기술을 잇다

인구 집중과 기반시설 노화로 인한 도시의 주거·생활 편의 문제를 해결할 방법으로 스마트시티 사업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스마트시티 서비스는 정보통신기술(ICT)을 통해 적은 비용으로 기존의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데요. 

현업 전문가가 알려주는 스마트시티의 최신 동향, 함께 들어볼까요? 



1. 하시는 일을 소개해주세요!


전문 임기제 공무원으로 서울시 금천구의 스마트시티 마스터플랜과 서비스 기획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스마트시티는 도시공간과 첨단기술의 융합으로 볼 수 있는데요,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블록체인 등 다양한 첨단기술을 활용해 보다 안전하고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드는 것이 업무 목표입니다.

그런데 현재 금천구를 포함한 대부분의 자치구는 도시설계업무와 전산통신업무가 각각 다른 부서에 업무분장되어있고, 공무원의 업무환경은 각종 법 규제와 관례가 많아 보수적일 수밖에 없어요. 따라서 스마트시티 조성은 지난한 과정의 연속입니다. 더욱이 예산은 많이 들지만, 성공사례라고 할만한 사업이 적어 부담도 커요. 그래서 관련 업무를 뒷받침할 전문가를 기간이 정해진 공무원으로 채용한 것이 저와 같은 케이스입니다. 

서울시 자치구 ‘1호’ 스마트시티 전문 임기제 공무원 김미홍 님:)

2. 이 영역의 최신 트렌드는 무엇인가요?

스마트시티 분야의 최신 트렌드는 PPPP(Public-Private-People-Partnership)입니다. 공공과 기업의 파트너십만을 강조했던 3P시대에서 ‘사람’이 추가된 4P가 요즘 스마트시티의 핵심이에요. 도시에서 사람이 중요한 건 당연한 것 같지만, 1세대 스마트시티로 볼 수 있는 U-City에는 기술만 있고 사람이 없었습니다. 초고속 네트워크와 중앙관제시스템이 설치된 신도시에 살면서도 U-City 주민의 스마트도시 서비스 체감도는 매우 낮았고, 오히려 생활하는 데에 있어서 불편한 점이 많았습니다. 

반면 4P시대 스마트시티는 체감도 높은 생활밀착형 서비스에 집중합니다.
Human centered design(인간 중심 디자인)을 기반으로 실제 사용자의 입장에서 서비스를 디자인하죠.
또, 주민과의 협력과 참여가 중요해지면서 기존에는 서비스의 수요자였던 주민들이 지금은 아이디어, 기획, 개발, 데이터 생성 및 활용 등 다양한 인풋을 만드는 공급자의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를 가장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리빙랩(Living lab)입니다.


3. 나만의 트렌드, <트렌드 코리아>를 말해주세요!

<트렌드 코리아>의 가장 큰 매력은 현재로부터 딱 반 발자국 앞선 트렌드를 꼽아내는 것에 있다고 생각해요. 
반 발자국은 적당히 현재성이 있어 대중의 공감을 얻기 쉽고, 현업에서 사업계획서나 보고서 작성에 활용할 때 설득력을 높여주기도 합니다. 열 발자국 앞선 터무니없는 혁신보다는 당장 내일의 나에게 필요한 트렌드를 엄선하여 전달해준다는 점이 이 책의 경쟁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딱 반 발자국 앞선 미래가 매년 같은 주제로 책을 출간하기에 적절한 마지노선이 되는 것 같기도 하고요.

이 책은 가볍게 읽기도 좋지만, 개인적으로는 트렌드에만 집중하지 않고 이런 현상은 왜 발생한 것일까, 이 이후의 연속될 변화는 무엇일까를 고민하며 읽기를 추천합니다. 트렌드가 내포한 사회적 변화의 맥락과 이유를 찾아가다 보면, 세상을 보는 통찰과 혜안을 기를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4. 주말에 갖는 나만의 취미, 최근에 재미있게 읽은 책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가장 최근에 재미있게 읽은 책은 김영하의 「여행의 이유」입니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인간이 여행을 하는 이유에 대한 작가의 경험과 생각을 담은 산문인데요, 저 역시 ‘네가 원한다면 그렇게 하렴’ 시종일관 쿨하신 부모님 덕분에 성인이 된 이후 많은 국가를 여행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경험한 여행과 이주를 다시 돌이켜보았고, 그 당시 제가 느꼈음에도 미처 언어로 표현하지 못했던 감정을 정리해볼 수 있었어요.

작가는 책에서  ‘자기 의지를 가지고 낯선 곳에 도착해 몸이 온갖 감각을 열어 그것을 느끼는 경험을 한 번이라도 해본 이들에게는 일상이 아닌 여행이 인생의 원점이 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20대의 저에게도 그런 여행이 있었고, 여행을 마치고 일상(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태어나고 자란 도시가 낯설고 불편하게 느껴졌죠. 그 후 4년째 서울에서 거주하며 일상을 만들고 있지만, 이곳이 저의 ‘원점’이 되리라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저는 다시 제 의지로 낯선 곳으로의 여행을 준비하고 있고, 이번에는 사랑하는 사람과 좀 더 길고 먼 여행길에서 함께 ‘원점’을 찾을 수 있기를 고대하고 있습니다. ^^


5. 앞으로 주목해야 할 트렌드가 있다면? 

그 어느 때보다 개인의 권리가 강조되는 시대입니다. 트렌드 코리아의 10가지 키워드 중 페어플레이어는 생활 속 공정한 관계에 대한 열망을 잘 보여줍니다. 제가 현재 속한 공무원 사회도 고리타분한 수직 사회로 생각될 수 있지만,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나 김영란 법 등이 제정된 이후로 제법 빠르게 조직이 바뀌어 가고 있어요. 이런 법 제정과 더불어 젊은 주무관들과 저 같은 '어공(어쩌다 공무원)'들이 늘어나면서 기능 중심의 수평적 관계가 점차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페어플레이는 도시개발에서도 주목할 만한 키워드입니다.

<트렌드 코리아 2020>은 인간-인간 관계의 페어플레이를 중점으로 이야기하지만, 나아가 인간-자연 그리고 인간-기술의 관계에서도 공정하고 기능적인 관계가 re-design(재설계)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인간, 자연, 기술의 상호보완적인 관계가 도시단위에서 구현되면, 보다 지속가능하고 회복탄력성 있는 도시 생태계가 조성될 것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이런 방향의 도시개발이 확산되고 있고, 저 역시 이런 미래도시를 지향하며 변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 중입니다^^


원본 링크 : https://brunch.co.kr/@miraebookjoa/102